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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논현 이춘복참치 탐방기 - 참치잡이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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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간다. 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한 2018년이 끝나가다니 아쉽기만 하다.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려 사람들은 술을 마신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 마실 이유도 참 많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저탄고지 식단을 나름 착실히 이행하고 있기에 탄수화물이 잔뜩 들어간 음식과 술은 먹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고기 또는 해산물이다.  평소 돼지고기 닭고기는 엄청 먹고 있으니 내가 좋아하던 회가 생각났다. 그것도 송년회라면 특별한 참치회가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한 결과 신논현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참치집 이춘복참치가 눈에 띄었다. 토요일 저녁 6시, 예약을 안하고 갔기에 불안감이 컸다. 물론 테이블은 자리가 없었고 바 자리만 조금 비어있었다. 테이블은 빈자리 없냐며 물어본 나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예약을 하셨어야죠" 였다. 아무튼 앉을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렇게 참이슬과 함께 참치를 잡는 Carnival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면 가벼운 이야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이번 송년회에는 친구들의 힘겨운 삶이 느껴지는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거 같다. 다들 열심히 살아 지금은 모두 결혼했고 행복하게 살고있는 녀석들이 대견했다. 물론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그건 모르겠다. 이춘복참치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하자면, 정말 참치회를 계속준다. 퀄리티에 대해 물으신다면 " 잘 모르겠는데요"가 대답이다. 정확히 어떤 부위가 맛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참치회는 양 많이 주면 좋아하나 보다. 그럼에도 그렇게 퀄리티가 좋지는 않았다. 바 자리에 앉아있다 보니 먹는 족족 참치가 리필되었다. 신기한건 소주를 많이 시키다 보니 실장님이 점점 더 좋은 부위를 주셨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소량이지만. 신논현이라는 노른자 땅에서 이 많은 인원들에게 최저시급을 맞춰 줘야 하는 입장을 생각한다면 고퀄리

급 에버랜드 탐방기 - 크리스마스를 대비하는 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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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요일도 아들녀석은 단단히 벼르고 있다. "아빠! 재미있는데 놀러가자~" 고정된 멘트다. 말을 막 하기 시작하자 마자 또렷이 했던 말 중 하나다. 가장의 토요일은 모든게 자기탓인 대통령만큼 애처롭다. 와이프가 묘안을 가져왔다. "우리 에버랜드 갈까?" 난 잊고 있었다. 1년 자유이용권을 구입했었다는 사실을... 에버랜드에서 차로 5분거리에 거주하고 있기에 아들내미가 땡깡을 안부리기 시작하자 냉큼 구입했었다. 이미 본전은 뽑은 터라 기억에서 잊었나보다. 다행히 날씨는 춥지 않아 간단히 아침을 먹고 에버랜드로 향했다.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가을 하늘인 양 아직도 청명했다. 우리의 주요 관심사인 미세먼지도 버틸만한 수준이였다. 물론 뿔은 나있었지만.  에버랜드 초입은 이미 크리스마스다. 여러 가지 트리와 조형물은 '이제 곧 크리스마스구나'를 실감나게 했다. 동남아 관광객들은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포즈로 셀카를 찍 고있었다. 뭐, 크리스마스 풍경이 그렇게 예쁘지는 않았지만 봐줄만은 했다. 일단 아들녀석이 워낙 좋아했으니, 난 만족했다.  키즈키즈 커버리! 아이들이 외치자 문이 열렸다. 마치 투우장의 황소처럼 아이들은 뛰어들어갔다. 아들 녀석도 신나게 뛰어 들어갔다. 푹신한 바닥에 동물 모형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아이들이 올라가 놀 수 있는 구조다. 단, 양말은 꼭 벗겨야 한다. 안그러면 미끄러워 다칠 가능성이 있다. 참 단순한 시설인데 아이들은 마냥 좋아한다. 어른들의 생각으로 범접하기 힘든 아이들의 세계는 오묘하다.  오후에 결혼식에 참석해야 해서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 뭐, 안가도 되긴 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너무 보고싶었다. 1시간 열심히 뛰어 논 아들도 만족한 표정이었다. 용인에 거주하며 가장 만족하는 곳은 에버랜드다. 그만큼 갈만한 데가 없다는 반증이라 슬프긴 하지만

부산 한화리조트 가족여행 후기 2 - 좌충우돌 부산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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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역시나 상쾌한 공기가 내 코를 뻥 뚫리게 했고 기분 좋은 바다 풍경은 오늘 가족과 함께 힘든(?) 일정을 소화해 보자는 결의를 가져왔다. 사실 급작스럽게 시작한 여행답게 우리의 일정은 별로 준비된 게 없었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발맞춰 우리의 일정은 탄력적이었다. 마치 홍철투어처럼 말이다. 열심히 인터넷 서치를 통해 와이프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렇게 부다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는 홀린 듯 해동용궁사로 향했다. 장첸과의 조우 역시 불교의 나라 한국(?)답게 외국 여행객들이 많았다. 특히 나이 많은 중국 관광객과 대포 렌즈를 장착한 영미권(?) 관광객은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연신 셔터를 눌렀고 본인이 가진 불심을 정성껏 표시했다. 하지만 불심이 1도 없는 우리 가족은 아름다운 바다와 절의 조화에 감탄하려 했다가 아들을 잃어버렸다. 내 금쪽같은 새끼!(욕설 아님) 순간 수많은 중국 관광객 중 장첸을 봤던 기억이 났다. 세상에! 정말 장첸이 왔나 보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잃어버리자 두려움이 몰려왔고 그 두려움은 장첸에 대한 인지를 가공했다. 정말 놀라운 두려움이다. (이래서 '아저씨', '범죄도시' 같은 영화는 함부로 보는 게아닌 듯) 나와 내 아내는 마치 숙련된 CIA 요원처럼 서로 반대편을 향해 내달렸다. 내 새끼의 이름을 그렇게 힘차게 불러본 적이 있었나 싶다. 역시 아빠의 촉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뛰어간 쪽에서 희미한 아들의 음성이 들렸다.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아들 목소리만 분별하여 듣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소니의 잡음 제거 기능이 나에게 있었다니! 그렇게 아들을 다시 찾아 안자, 내 맘속에 나타났던 장첸은 사라졌다. 중국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 '범죄도시'로 생긴 거 같다. 앞으로 편견을 없애도록 노력해야겠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옆구리에 낀 채 렌터카에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