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화리조트 가족여행 후기 2 - 좌충우돌 부산가족여행

부산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역시나 상쾌한 공기가 내 코를 뻥 뚫리게 했고 기분 좋은 바다 풍경은 오늘 가족과 함께 힘든(?) 일정을 소화해 보자는 결의를 가져왔다.

사실 급작스럽게 시작한 여행답게 우리의 일정은 별로 준비된 게 없었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발맞춰 우리의 일정은 탄력적이었다. 마치 홍철투어처럼 말이다.
열심히 인터넷 서치를 통해 와이프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렇게 부다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는 홀린 듯 해동용궁사로 향했다.

장첸과의 조우
역시 불교의 나라 한국(?)답게 외국 여행객들이 많았다. 특히 나이 많은 중국 관광객과 대포 렌즈를 장착한 영미권(?) 관광객은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연신 셔터를 눌렀고 본인이 가진 불심을 정성껏 표시했다. 하지만 불심이 1도 없는 우리 가족은 아름다운 바다와 절의 조화에 감탄하려 했다가 아들을 잃어버렸다. 내 금쪽같은 새끼!(욕설 아님)

순간 수많은 중국 관광객 중 장첸을 봤던 기억이 났다. 세상에! 정말 장첸이 왔나 보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잃어버리자 두려움이 몰려왔고 그 두려움은 장첸에 대한 인지를 가공했다. 정말 놀라운 두려움이다. (이래서 '아저씨', '범죄도시' 같은 영화는 함부로 보는 게아닌 듯)
나와 내 아내는 마치 숙련된 CIA 요원처럼 서로 반대편을 향해 내달렸다. 내 새끼의 이름을 그렇게 힘차게 불러본 적이 있었나 싶다. 역시 아빠의 촉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뛰어간 쪽에서 희미한 아들의 음성이 들렸다.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아들 목소리만 분별하여 듣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소니의 잡음 제거 기능이 나에게 있었다니!

그렇게 아들을 다시 찾아 안자, 내 맘속에 나타났던 장첸은 사라졌다. 중국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 '범죄도시'로 생긴 거 같다. 앞으로 편견을 없애도록 노력해야겠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옆구리에 낀 채 렌터카에 돌아오자 우리는 힐링이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두 번째 일정은 바로 '웨이브 온 커피'였다.
제주도 카페보다 좋은 웨이브 온
연인에게 최적화된 장소다. 내 아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환상적인 명화에 오점을 남겼다. 이 포스팅을 통해 그때 웨이브 온 커피에 오셨던 다른 관광객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아무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들은 잠시 잊은 채(어떻게 찾은 아들인데...) 라떼와 케이크 그리고 환상적인 바다 뷰가 주는 달콤함에 푹 빠졌다. 그렇게 세상에 대한 근심 걱정을 모두 잊은 채 힐링을 하다 보니 아들을 쫓아다니던 와이프가 와서 교체를 위한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다. 찰진 하이파이브와 함께 한동안 아들만 쫓아다녔다.

다시 내 새끼를 위한 부산시민공원
웨이브 온에서 충분히 힐링을 했다. 그러자 놀 거리 없이 돌아다니던 아들이 생각났다. 우리에겐 아들이 충분히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부산시민공원에 들렸다.
생각보다 넓고 사람이 적었다. 상당히 쾌적하게 아이를 놀릴 수 있었고 높은 미끄럼틀은 아들에게 좋은 놀 거리였다. 심심해하던 아이의 표정은 금세 천진난만한 꾸러기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이가 없던 시절에 부산 여행을 했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곳인데,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천지를 경험하러 더베이101
길고 길었던 2일차 부산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부산에 야경이 홍콩보다 뛰어나다는 풍문을 확인해보러 더베이101을 찾았는데 역시 커플 천국이었다.
부산은 너무나도 많이 발전했다. 두 번째 찾는 부산이지만 예전과는 많이 다른 얼굴을 가졌다. 특히 처음 여행 때 보지 못했던 외국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져서 마치 서울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저녁을 거하게 먹은 우리는 딱히 먹을만한 요리가 없어 감자튀김과 생맥주 그리고 운전하는 난 콜라만 마셨다.
솔직히 홍콩의 야경을 경험하지 못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야경이었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기절했다. 해동 용궁사에서 장첸을 보았고 웨이브온에서는 다시 힐링했으며, 부산시민공원과 더베이101은 좋은 추억을 선물했다. 좌충우돌 부산 여행 2일차는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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