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봉포해수욕장 가족 여행 - 8월3주에도 가능한 물놀이


"아빠! 이제 조금 있으면 가을이지?"라고 5살 아들이 물어보는 이때, 우리는 강원도 봉포해수욕장으로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8월 15일이 지나면서 확실히 낮 최고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실 싼 숙박비를 생각해서 8월 말에 여행을 가는 건데... '너무 추워서 물놀이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2박 3일 여행이라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첫날은 아들 체험활동이 가능한 놀이와 둘째 날은 온종일 물놀이, 그리고 마지막 날은 복귀였다. 이미 예약을 한 내용은 '오늘바다펜션'의 2박이 전부였다. 그만큼 우리의 여행 일정은 탄력적이었다.

차를 타고 약 3시간이 걸리는 거리인데 가는 동안 와이프는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과연 5살 아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활동은 무엇일까? 우리의 결론은 '알파카 월드'였다. (사실 아들은 냄새난다며 계속 가기를 싫어했고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우리는 망설였다)

먹이 체험이 가능

이 기차를 타는데 3천원

기차를 타고 올라가면 먹이를 달라며 고개를 내미는 알파카들

5살 나이에도 성인과 같은 입장비를 받았다. 3인 입장료만 4만5천원이다. 그 정도면 먹이는 몇 개 제공해줘도 좋을 텐데 보는 동물마다 사료를 천원씩 주고 구매해야 했다. 그리고 알파카를 직접 데리고 산책하는 '힐링산책'코스에서는 만 원의 요금을 따로 받는다고 했다. 이렇게 비싼 요금을 계속 받으니 사람들이 동남아 여행을 가는 게 아닐까?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알파카 월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추가 요금을 많이 받는 걸 빼면 아이들이 완전히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알파카 월드였다. 아들은 계속 먹이를 주고 기차를 타고 알파카 및 다른 동물들을 보며 재미있어했다.

신나게 체험을 하고 한정식 식당 '별미여행'으로 향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1인당 1만9천 원 정식 메뉴였는데... 그냥 치킨을 먹을 걸 그랬다.

가격 대 성능 비 극악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오늘바다펜션'에 도착했다. 봉포해수욕장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한 펜션으로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영업하시는 듯했다. 3층에 묵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기가 다소 힘들었다. 방 내부는 깔끔했고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엘리베이터 부재의 불편함을 만회하기에 충분했다.

와인은 기본 제공되지 않음


둘째 날의 유일한 일정인 대망의 물놀이를 준비하기 위해, 어제의 저녁 식사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금화정 막국수'집을 방문했다. 어쩜 이렇게 맛있을까? 완벽한 힐링이었다. 극성수기에는 아침부터 줄 서서 먹는 집이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다소 한산했다. 그래서 더욱 맛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비빔막국수. 나의 인생막국수였다

따뜻한 그릇에 제공되는 수육. 너무나 부드러웠다


곱빼기를 시킬까 고민했지만, 일반 막국수의 양도 상당했다. 수육과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수육에서는 냄새도 없고 적당한 기름기를 간직하여 퍽퍽한 느낌도 없이 부드러웠다. 나에겐 인생 막국수였다.

너무나 만족하는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마치고 대망의 물놀이가 가열차게 시작되었다.

맑은 봉포해수욕장의 물


봉포해수욕장은 물은 맑았지만, 모래가 갑자기 깊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어른인 나도 구명조끼를 단단히 입고 들어갔는데 몇 발자국 내딛자 순간 발이 닿지 않아 당황했다. 다행히 오른쪽 가장자리에 얕은 곳이 있어 아이와 물놀이를 잘 할 수 있었다.

스노클링을 위해 새롭게 구매한 다이비프로. 물이 샐까 걱정했지만 괜한 기우였다. 완벽하게 물이 차단되었고 코로 숨을 쉬는 편안함과 김이 서리지 않는 안정적인 시야를 제공하였다. 덕분에 바닥에 사는 예쁘지 않은 물고기도 잘 관찰할 수 있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와이프와 나는 계속 스노클링을 했다. 마지막엔 어깨까지 아파져 왔다. 마음만은 박태환인데... 세월이 야속하다. (과연 세월의 탓일까?)

숙소에 도착하여 모래를 제거하는 샤워를 마치고 우리는 기절하고 말았다.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완전하게 불태운 물놀이였다. 2019년도에는 더는 물놀이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말이다.

겨우 정신을 차리니 오후 8시. 저녁을 먹기에는 늦은 시각이었지만 속초 시내에 위치한 '정식당'으로 향했다. 마지막 주문 시간이 9시였는데 45분에 도착하여 겨우 주문할 수 있었다. 한때 유행하던 '콩불'을 주메뉴로 하는 집인데 맛이 상당했다. 1인 기준 9천 원의 가격이었다. '별미여행'이 생각나며 또 한 번 치를 떨었다. 영원히 회자 될 별미여행... 진심으로 비추천한다.

마지막 날에는 근처 애슐리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켄싱턴리조트 안에 위치했는데 같은 이랜드 그룹사다. 3일 만에 먹는 도시의 맛이어서 그런지 3접시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다시 서울로 먼 길을 떠났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은 극성수기가 아닌 8월 셋째 주에도 충분히 물놀이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무언가(부킹)를 노리기엔 가정도 있고 늙어서 사람이 없는 시점에 떠나는 여행이 훨씬 좋다. 앞으로도 여름휴가는 8월 3주에 떠나게 되지 않을까? 소중한 우리 가족끼리 보내는 물놀이 힐링 여행이 너무나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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