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겐 에어팟 프로가 끝판왕이 아니다


어팟 처음 나왔을 , 사람들은 비웃었다. 사람들 중에는 나도 있었다. 이어팟에서 줄만 짜른듯한 괴팍한 모습에 "애플이 망할려나 라고 쓸때없는 걱정을 했었다. 물론 내걱정을 했더라면 나은 생활을 하고 있었을 텐데 때는 그런 괴팍한 걱정을 했는지 싶다.

아무튼 삼성 생태계를 탈출하여 중국산 가성비 생태계를 꾸리다가 다시 애플로 넘어온 지금, 에어팟 프로를 쓰면서 느낀 점을 포스팅 하고자 한다.



포스팅은 무조건 에어팟 프로를 찬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론이다. 1) 차음을 버린 상태에서의 노이즈캔슬링은 차음성이 좋은 커널형 이어폰과 비슷하다. 2) 플랫한 음질이라고 하기엔 저음이 과하고 이는 요즘 인기있는 R&B, 힙합에만 최적화 되어 있다고 있다. 3) 생각보다 연결이 자주 끊긴다. 4) 통화 시 주변소음 유입이 다소 크다




차음에 대한 아쉬움은 에어팟의 가장 큰 단점이었다. 소중한 청력을 유지하기 위해 볼륨을 적게 듣는편인데 에어팟은 중간 이상의 볼륨을 항상 필요로했다. 그 불륨 상태로 조용한 밤에 음악을 들어보면 '내가 내 귀를 갈아버리고 있구나'하는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다. 그래서 에어팟과 이별했다. 다른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애플 생태계를 벗어나면서 말이다.

한 동안 에어팟을 모르고 살던 나에게 짜잔 하고 나타난 에어팟 프로. 외형은 완벽한 커널형 이어폰이다. 그래서 오랜기간 동안 참다가 지난 20년 9월에 구입을 했다. 그런데 어라? 커널인데 왜 이렇게 기본적인 소음 유입이 많지? 그렇다. 에어팟 프로에는 에어 덕트가 있다.

애플의 음향기기 엔지니어들은 플랫한 아날로그적 사운드를 좋아하나보다. 이어팟에서는 날카로운 소리를 보여주더니 에어팟으로 넘어오면서 소리가 상당히 차분해졌다. 그리고 저음이 더 강해졌다. 아재들은 기억할만한 소니의 e888과 비슷한 소리라고 해야할까? 스테이징은 넓고 저음은 강하며 따뜻한 음색. 내가 느끼기엔 옛날 소니의 음색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어덕트가 있다. 저음을 더 두드러지게 해주면서 따뜻한 음색을 내주는 에어덕트가 나는 싫다. 내가 좋아하는 V자형 음색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기본적인 차음성도 약하다 보니 노이즈캔슬링을 켜도 큰 감흥이 없다. 차음이 잘되는 커널형 이어폰도 충분히 그 정도의 차음은 보여준다. 훌륭한 노이즈캔슬링을 에어덕트와 상세 시키면서 음분리가 낮은 따뜻한 음색을 낸다면 노이즈캔슬링이 없느니만 못하다. 즉, 에어덕트 없는 차음성에 V자 음색을 갖추고 노이즈캔슬링을 더한다면? 귀르가즘이 따로 없겠다. 에어팟 프로를 싫어하는 첫번째 이유는 이러한 약한 차음성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던 플랫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나처럼 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슴슴하다. 마치 평양냉면을 먹는 느낌이랄까? 드럼 심벌 소리가 쳉쳉쳉 나야 음악좀 듣는구나 하는데 에어팟 프로에서는 그런 쨍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를 넘나 들며 연결이 되는건 참 좋은데 말이다. 편리는 하지만 슴슴한 음색. 에어팟 프로를 좋아하지 않는 두번째 이유다.


불안정한 연결성은 의외의 결과였다. 에어팟의 최대 장점은 안정적인 연결성인데 다른 기기들도 이미 많이 따라와서 차별성이 없다. 이제는 오히려 다른기기가 더 안정적인 연결성을 보여준다. 내가 직전에 사용했던 Jabra elite 65T가 그랬다. 출퇴근을 할 때 사람이 많은 경우에도 정말 안정적인 연결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에어팟 프로는 많이 끊긴다. 그것도 음이 튀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더 심해지면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가 된다. 아이폰의 음악은 분명히 재생 중인데 소리가 나지 않는 상황. 난감하다. 운전중에 핸들이 잠긴느낌? 혹시 아이폰에서 큰 소리로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는건 아니겠지? 불안한 마음에 아이폰의 소리부터 줄인다. 그리고 애꿎은 블루투스 메뉴에 들어가 다시한번 확인해보지만 연결은 되어있는 상황. 흠... 이러한 불안정한 연결성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거기다가 에어팟의 미친 통화기능이 에어팟 프로에는 없다. 에어팟을 쓸 때는 사람들이 이어폰으로 통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에어팟 프로를 구매하면서 정말 큰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맙소사. 사람들이 주변에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내 목소리가 안들린다고 한다. 그러다가 전화 끊고 다시하자는 말을 들었다. 하늘이 노래졌다. 믿었던 선배에게 배신당한 기분이 이와 같을까? 애플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다.

왜 주변 소음 유입이 많을까? 전작보다 길이가 줄어들어서 그런걸까? 엔지니어적인 분석은 전혀 할 수 없지만 내 주관적인 느낌은 통화 시 소음유입이 확실히 많다. 물론 통화기능이 여전히 좋은편이지만 예전 에어팟만 못하다는 말이다. 실망스럽다. 프로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여러 단점이 보인다. 그래서 조만간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Jabra elite 85T ??)


최근 2020년 10월 이전에 생산된 에어팟 프로에 리콜을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리콜이 아니다. 제품에 이상이 있을 경우만 잠수함 패치가 된 새로운 에어팟 프로로 교환해 준다는 것. 리콜이라면 제품의 결함을 인정했을 때 쓰는 말이 아닌가? 개운한 맛이 없다. 화장실 갔다가 휴지없어서 슬그머니 그냥 나온것 처럼. 내가 쓰고있는 에어팟 프로는 8월 생산분이다. 2개월만 참았다가 살걸...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언제 삐빅거리는 소음과 약해지는 노이즈캔슬링을 조우하게 될까? 2년동안 제발 증상이 나오길 기다려봐야겠다. 그리고 그 증상이 나타나면 리콜을 받으러 신나게 뛰어가야지.

그리고 다른 이어폰으로 바꿔야겠다. 야호.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구글캘린더와 구글태스크를 활용한 일정관리 방법 - 캘린더와 태스크의 통합

교보문고 샘 10 플러스 리뷰 - 면죄부를 줘야 할 때

아이폰 배터리 관리 방법 - 잦은 무선충전이 오히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