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bra elite 85T 실사용 리뷰 - 안드로이드 진영의 에어팟 프로

 구매 후 사용한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오래간만에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한동안 애플 생태계에 있다가 다시 윈도우,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넘어오면서 구입하게 됐다. 구입 후 약 1주일이 지났는데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물론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완벽하지는 않다)




에어팟 프로를 3개월을 썼고 자브라 85T(이하 자브라)를 일주일 정도 사용했는데 이 둘을 비교하여 리뷰해 보겠다. 어느 누구에게도 협찬이나 원고료를 받은 적 없으니 사심이 가득 담긴 주관적 리뷰다.(역설적으로 객관적이겠다)

에어팟 프로와 동등한 ANC. 더욱 안정적인 연결. 저음부터 고음까지 풍부한 음역대(에어팟 프로는 고음이 부족). 기본적인 차음성은 65T보다 부족하지만 ANC로 씹어먹고 극복. 멀티 기기 연결을 지원하여 에어팟 프로처럼 랩탑과 핸드폰을 넘나드는 연동. 통화품질은 글쎄… 아무튼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에어팟 프로를 대체할 유일한 블루투스 이어폰

호불호의 영역이지만, 필자는 에어팟 프로보다 자브라가 좋다. 지금 이 포스팅을 쓰면서 음악 감상을 하고 있는데 원슈타인의 적외선 카메라를 듣다가 소름이 돋았다.(이 녀석 진짜 천재인 거 같다) 아무튼 긴 리뷰를 보기 귀찮다면 여기까지 읽고 그냥 사자. 다만 통화품질은 에어팟 프로가 더 낫다.

ANC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능동적으로 소음을 캔슬 해주는 기능. 내가 알기론 소니에서 밀던 기능인데 에어팟 프로가 얍삽하게(?) 인터셉트한 기능이다. 그리고 자브라도 에어팟 프로와 동등한 (또는 우월한) ANC 기능이 담긴 제품을 내놨다.

실 사용해 본 후기는 에어팟 프로와 거의 동일했다. 오히려 기본적인 차음성이 에어팟 프로보다 좋아서 체감되는 기능은 약간 우위라고 판단된다. 지하철 소음, 도로의 차 소음, 그리고 와이프의 잔소리 모두 잘 안 들리게 해준다. 만세.

도로에서 듣다가 차 접근하는 소리가 안 들릴 정도다. 좀 위험하다. 그래서 차도가 섞인 길을 걸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히어쓰루 기능을 키게 된다. 차 조심은 늙어 죽을 때까지 하는 게 맞다.

왼쪽 유닛의 버튼을 한번 누르면 ANC → 히어쓰루로 바뀐다. 안내 음성을 한글로 바꿨더니 진짜 이렇게 발음하더라. 히.어.쓰.루. (본인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면 영어 음성을 그대로 쓰길 추천함)

이것보다 더 강한 ANC는 기대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과유불급은 이럴 때 쓰는 말이라고 배웠다. 에어팟 프로와 동등한, 체감상 더 뛰어난 ANC 기능을 자브라가 해냈다.

안정적인 연결

에어팟 프로를 쓰다 보면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혹시 리콜 대상이었나?) 연결은 되어 있고 음악은 재생되는 중인데 음악은 안 들리는 상황. 난감하다. 음악을 껐다가 켜보고 별 짓을 다해도 소리가 안 나서 짜증 날 때가 한둘이 아니었다. 혼잡한 지하철도 아니었고 근처에 전자파가 강한 물건이 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아이폰 11과 사용했었음) 이외에도 자잘한 끊김은 꽤나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브라를 일주일 동안 사용한 결과 자잘한 끊김 및 에어팟 프로에서 나타났던 현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자브라 65T 때도 느꼈는데 연결 안정성은 자브라가 원탑이다.

딱 한 번 끊김을 느낀 적이 있는데 영풍문고에 있는 도난경보기 주변을 지날 때였다. 전자파 엄청나게 나오나 보다. 그러한 도난경보기를 지나갈 때는 속보로 지나자.

풍부한 음역대(고음 풍부)

에어팟 프로는 고음이 약하다. 플랫하다는데 수평선처럼 긴 플랫은 아니다. 즉 가다가 폭포처럼 떨어지는 구간이 있는듯하다. 정확한 측정을 해볼 능력도 안되고 기기도 없는 일반 아재 리뷰어지만 확실히 느껴진다. 에어팟 프로를 쓸 때만 귀가 늙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에어팟 프로를 쓸 때는 음장을 V자로 변경하여 사용했다. 그래야 고음이 들을 만하게 나왔다.

하지만 자브라는 그냥 플랫으로 듣는다. 고음에 대한 갈증이 없다. 자브라도 플랫 하긴 하지만 막이 덜 끼어 있는 플랫함이다. 그리고 고음이 잘 뻗어 나와 음분리가 좋게 느껴진다. 65T를 사용할 때는 고음형 음장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그냥 뉴트럴을 쓰고 있다. 즉, 65T 보다 기본 소리가 좋다. 트로트를 뺀 모든 장르(심지어 클래식도)를 듣는데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중도를 지키는 자브라다.

기본적인 차음성

영디비 리뷰에서 본 내용인데, 완벽한 커널형 이어폰은 뛰어난 ANC를 구현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삼성에서는 이상한 콩 모양의 이어폰을 내놨다. (보청기?)

이번 자브라 85T의 차음성도 예전만 못하다. 즉, 물리적인 차음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전작 65T에서는 갑갑함과 동시에 차음이 강하게 확보되었는데 85T는 약간의 개방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귀에 가해지던 압력도 줄어들었다. 장시간 착용할 때는 전작보다 확실히 편한데 차음이 약간 떨어지는 게 아쉽긴 하다.

팁의 모양도 변경되었다. 기존 완전한 동그라미 모양에서 타원형(0) 모양으로 말이다. 에어팟 프로와 비슷하다. 그래도 에어팟 프로보다는 물리적 차음성이 조금 더 있다고 느껴졌다. 에어팟 프로에 있는 덕트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정확한 건 뜯어봐야 아는데... 용기가 없어서...)

히어쓰루의 기능은 65T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여전히 보청기 음색이긴 하지만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기존 왜곡된 소리는 없어졌다. 갑자기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해야 할 때는 왼쪽 버튼을 누르면 히.어.쓰.루.가 동작되어 이질감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



멀티 기기 연결(2대)

빅서 업데이트 이후 아이폰과 맥북 간의 에어팟 이동이 편리해졌다. 애플 생태계에 있는 사람들은 오오~ 했겠지만 자브라는 예전부터 이 기능이 가능했다. 두 기기를 동시에 블루투스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즉, 핸드폰에서 음악 듣다가 정지하고 연결되어 있던 랩탑으로 동영상을 보면 소리가 자동으로 변환된다. 다시 페어링 하지 않아도 전환되니까 정말 편리하다.(멀티 기기 연결 후 케이스에서 빼내어 전원이 켜지면 '두 대의 기기에 연결 됨' 이라고 안내해 줌)

그런데 아쉬운 점은 이번에도 두 기기까지 지원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핸드폰, 태블릿, 랩탑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세 기기까지 지원해 줬으면 최상일 텐데 말이다. 필자는 현재 태블릿을 사용하지 않아 불편함이 없지만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화 품질

이제 자브라의 치부를 드러낼 시간이다. 통화품질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홍보했지만 필자가 느낀 바에 의하면 전작과 비슷하다. 아주 미묘하게 개선된 거 같은 느낌인데 아직 아쉽다. 조용한 실내에서는 아주 훌륭한 통화 품질을 보여주지만 시끄러운 외부에서는 외부 소음 유입이 엄청나다. 만약 외부 영업활동을 많이 하면서 통화가 잦은 직장인들은 에어팟 프로를 추천한다. 에어팟 프로도 전작 에어팟보다는 소음 유입이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통화가 가능하긴 했다. 그런데 자브라는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외부에서 통화를 직접 해본 결과 상대방이 시끄러움을 느끼지만 통화가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쇼핑몰 실내에서는 생각보다 쾌적한 통화가 가능했다.(그래도 아직은 좀 아쉽다)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로 어느 정도 개선이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2020년 12월 초)는 에어팟 프로가 훨씬 좋다. 통화품질이 자브라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이것만 개선되면 30만원이 넘어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된다.

어팟 프로는 현재 20만원 중반대로 신품이 구매 가능하고 자브라는 20만원 후반대에 가능하다. 에어팟 프로보다 비싸게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넵을 외치겠다. 특히 음악 감상을 주 목적으로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 하지만 위의 내용에서도 기술했듯, 통화가 빈번하고 세 대 이상의 기기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에어팟 프로가 좋을 것이다.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음질도 중요하지만 편리성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 만의 감성은 따라잡을 수 없는 차별화된 요소다. (감성... 전자기기에서 리뷰에서 말하기 힘든 단어인데 애플 제품은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신기하다)

통화보다는 음악 감상, 윈도우와 안드로이드의 연결성을 기대한다면 자브라 85T가 최선의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생각한다.

댓글

  1. 노캔, 음질, 실내통화 최고입니다.
    그러나 실외(대로변, 지하철 내)에선 통화가 전혀 불가능할 정도로 최악입니다.
    AS 문의도 답변 없구요.
    음악 감상용으로만 추천.
    통화용으론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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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저도 외부에서는 통화하기가 상당히 힘들더라고요. 음질과 안정적인 연결 때문에 다시 애플 생태계로 넘어와도 85t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죠. 만약 외부에서 많은 통화가 필요하시다면 에어팟 프로로 가시는게 좋은 결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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