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bit Versa2 리뷰 - 페블+Amoled+핏빗트래커

지금껏 핏빗 버사2에 대한 제대로 된 리뷰를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협찬받은 포스팅이 주류였다. 분명 메리트 있는 기기인데 왜 이렇게 한국 시장에서 홀대를 받을까? 아마 1년이 지나면 나 몰라라 하는 AS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인듯하다.

그래서 나도 국내 정품은 구매하지 않고 제일 가격이 싼 곳에서 직구를 했다. 2년은 버티겠지 뭐...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쓰면 쓸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버사2였다. 특히 페블에 대한 좋은 기억이 오롯이 남아있는 나에겐 말이다. 문득문득 페블이 그리워진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기기다.



Pebble의 스마트함

페블을 기억하는가? 한때 애플워치의 대항마(대항마는 왜 이렇게 많은 걸까?)로 불렸던 스마트워치 말이다. 다마고치가 연상되는 e-ink 디스플레이로 레트로 감성을 뿜뿜하던 페블. 그런 페블은 문을 닫고 페블의 소프트웨어 부분을 핏빗이 인수했다. 그리고 탄생된 워치가 바로 버사다.

핏빗은 기존 스포츠 트래커로 명성이 높았던 기업이다. 그런데 본인들의 소프트웨어로는 스마트함을 갖추기 힘들 자 전격적으로 페블을 인수했던 것. 당연히 버사에는 페블의 레트로 감성이 젖어 들 수밖에 없었다.

버사2에서도 이런 페블의 스마트함을 찾아볼 수 있는데, 너무 만족스럽다. 특히 페블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픈소스라는 점. 누구든지 핏빗에 등록하고 앱, 워치페이스를 개발하면 마켓에 등록할 수 있다.

이는 애플워치와의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애플워치는 아이폰에 설치한 앱이 그대로 워치에 연동되어 설치되지만 버사는 독립적인 앱을 본인이 선택하여 버사에 설치할 수 있다.

그래서 핏빗 핸드폰 앱에 들어가 보면 귀여운 병맛 워치페이스와 신기 방기한 앱들로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귀염뽀짝(병맛) 워치페이스

트럼프 워치페이스(본인은 트럼프 지지자가 아님). 미니언즈 워치페이스. 곰돌이 푸 워치페이스 등 개인들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워치페이스가 가득하다. 물론 애플워치의 깔끔하고 멋진 페이스를 기대한다면 실망이 크겠지만 본인과 같은 특이 취향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워치페이스다. 또한 애플워치 처럼 깔끔한 워치페이스도 찾아볼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자. 본인이 추천하는 워치페이스는 다음과 같다.

  • Smarty weather
  • Nothing special
  • Layers
  • Loops

재미있고 기발한 워치페이스를 맘껏 바꿔가며 사용하고 싶다면 버사2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신기방기 앱

버사의 리뷰를 읽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앱의 부족을 이야기한다. 국내시장에 한정된 앱(카톡, 멜론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생산성 및 간단한 정보 조회는 앱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 뽀모도로 앱 : Just Focus
  • 미세먼지 확인 : Air Quality
  • 주요 뉴스 확인 : NYTimes
  • 본인이 쓰지 않지만 유용한 앱 : Starbucks, Barcodes 등

본인이 쓰고 싶은 앱이 마켓에 등록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소유한 워치에 해당 앱과 워치페이스가 적용되는지도 잘 확인해 보자.

https://gallery.fitbit.com/

기본적인 음악 재생 컨트롤과 날씨 확인, 캘린더 확인 등은 버사2 기본 앱에서 모두 가능하니 걱정하지 말자.


수면시간 측정 기능

기본적인 배터리는 5일 정도 유지된다. 여기에는 밤에 워치를 차고 수면을 하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보통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는 밤에 반드시 충전을 해야 하지만 버사2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충전하면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AOD 키면 2~3일)

이런 여유로운 배터리 때문에 수면시간도 확실히 측정할 수 있다. 밤에 충전기가 아닌 내 손목에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평상시에 내가 어떻게 잠을 자고 있는지 측정이 가능하다. 깊게 수면한 시간과 깨어있는 시간까지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해 준다. 놀랍다.



또한 IFTTT를 통해 전일 수면을 충분히 하지 못했으면 빨리 취침하라는 구글 리마인더까지 받을 수 있다. IFTTT를 활용하면 더 재미있는 사용이 가능하다.


이상 지금까지는 버사2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하듯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이제부터는 버사2의 단점을 이야기해보겠다.


떨어지는 안정성

핸드폰에 설치된 핏빗앱을 열심히 만지다 보면 갑자기 워치 연결이 끊겼다는 팝업이 뜬다. 또한 버사에 앱을 설치하다가 다른 앱을 지우면 갑자기 버사가 재부팅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버그는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으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할 수 있다. 기존 페블에서는 심심치 않게 나타났던 증상으로 필자는 그러려니 했지만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단점이 될 수 있다. 버사3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확인은 못했다. 그러니 일단 버사2의 문제로 한정해야겠다.

핏빗 메인 서버가 가끔 눕는 경우가 있다. 카페에서도 확인된 사항으로 서버가 누워 앱에 로그인이 안 되거나 워치를 사용하지 못했던 소소한(?) 사고가 있었다.

침착하자


일반적인 메이저 스마트워치에 비해 확실히 안정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충분히 사용할 만은 하다. 핏빗을 인수한 구글이 이러한 안정성을 확실하게 잡아줬으면 좋겠다. 힘내라 구글!


싸구려 스트랩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 사용자가 놀랄만한 저질이다. 버사3와 센스에서는 개선되었지만 버사2는 심각하게 싸구려 티가 난다. 정가 30만원에 육박하는 기기가 가질 퀄리티가 아니다. 넓은 베젤과 싼 티 나는 외관은 버사2의 단점이다.



AS는 1년간 리퍼만 가능

최대 단점이다. 1년이 지나면 유상 수리도 안된다. 그냥 새로 사야 한다. 돈을 줄 테니 제발 고쳐달라고 애원해도 쿨하게 거절한다. 이런 패기는 폐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품질이 좋아서 고장이 잘 안 날까?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구글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버사 브로큰이라는 연관검색이 나올 정도다. 국내 인터넷 카페에서도 고장과 관련한 내용을 금방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담당 직원은 놉을 외친다. 새로운 기기를 25% 할인해 준다는 회유책과 함께 말이다.(50%는 해줘야 이해할만하겠다)

오죽하면 유저들이 직접 알리에서 부품을 공수하여 배터리와 액정을 교체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래서 내가 국내 정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나중에 내 버사2가 사망하면 부품을 공수해서 직접 고치기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블에 대한 추억이 헤어진 첫사랑만큼 강렬하다면 버사2는 충분히 좋은 스마트워치가 될 수 있다. 또한 기본에 충실한 트래커 기능은 심박, 운동(걸음, 자전거 등), 수면 등을 정확히 기록해 준다. 스마트한 기능은 페블을 계승하고 e-ink가 아닌 아몰레드를 탑재했다. 그리고 핏빗의 강점인 트래커 기능을 잘 녹여놨다.

이러한 장점이 우선이라면 1년 시한부 인생을 살아도 살만하지 않을까? 운 좋아서 2년도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애플워치의 깔끔함을 원한다면 버사의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길 바란다.

내가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버사2는 충분히 좋은 스마트워치가 될 수 있겠다. 아마도 21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버사4나 새로운 네이밍의 구글 워치가 출시될 수 있으니 버사2로 버텨보자. (국내에서는 아직 구글 어시스턴트를 버사3나 센스에서 사용할 수 없다)

물론 나는 계속 핏빗 버사 시리즈를 사용할 거다. 구글이 인수했으니 향후 더 좋은 AS와 안정성을 기대하면서... (구글 주식아 가즈아)



  • Tip. 핸드폰 무음일 때 진동오게 하는 법
항상 진동을 켜면 된다(몰라서 당근시장 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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