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앱의 기본기가 부족한 노션 - 에버노트로 다시 돌아오다

 노션의 혜성 같은 등장과 함께 업데이트 이후 갖은 에러로 가루가 되게 까이고 있는 에버노트.


모든 사람이 에버노트를 탈출하여 노션이나 원노트로 둥지를 옮길 때 필자는 다시 에버노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맘에 강 같은 평화를 얻었다.

예쁜 얼굴에 혹해서 졸졸 쫓아다니다가 성격을 알고 완전히 깬 상황. 노션에 대한 나의 마음이 바로 그렇다. 예쁜 외관과 기능에 혹했지만 노트의 기본기가 부족했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노트 앱의 기본기란, 잡다한 기록을 모두 때려 넣고 어디 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방대한 법률 데이터(각종 법률과 규정)를 모두 때려 넣고 어느 법에 해당하나 찾아볼 때 에버노트가 가장 좋았다. (심지어 노션은 법률을 넣을 수도 없었다)

2020년도 부터 열심히 사용하던 노션에 대해 느낀 단점은 다음과 같다.



오프라인 사용 불가

갑자기 아무것도 안 열렸다. 상단에 오프라인이라는 선명한 글씨와 함께. 가족끼리 나들이 다녀온 기록을 열심히 적으려고 했지만 노션은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작성한 데이터가 내 기기(PC 및 스마트폰)에 전혀 남아있지 않다면? 정말 중요한 자료를 지금 막 발표해야 하는데 열리지 않는다면? 소름 돋는다.
노션은 오프라인 상황이 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9년도에는 간헐적으로 사용하고 20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노션을 사용했는데 서버 다운을 2번 경험했다. 처음에는 미안하다는 이메일을 보내더니 이제는 아무런 말도 없더라. 노션을 사용하면서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데 그건 서버 다운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반대로 에버노트는 오프라인에서도 거의 모든 자료에 접근이 가능했다. 내 기기에 일정 부분 자료를 보관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는 모든 노트를 다운받아서 보관 할 수도 있다. 내가 작성한 자료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기분이다. 특히 랩탑이 LTE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에버노트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근처에 Wifi가 없고 LTE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션은 빛 좋은 개살구다.



OCR 미지원

노션에서 지원하지 않는 OCR 기능. 내가 손으로 쓴 글씨나 문서를 캡처했을 경우 글자를 인식하여 검색이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이 노션에는 없다. 그래서 이전 포스팅에서 구글 포토를 활용하여 OCR을 구현하는 방법에 관해서도 이야기 했었는데... 솔직히 너무 귀찮다.
노트에 필기한 내용을 사진으로 찍고 구글 포토에 가서 렌즈를 작동 시켜 텍스트를 추출한다. 추출한 텍스트를 복사하여 노션을 구동시키고 다시 붙여넣는다. 그렇다.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다.

하지만 에버노트는 OCR을 지원한다. 심지어 내가 손으로 대충 쓴 글씨도 척척 알아본다. 나도 못 알아보는 내 글씨를 이렇게 잘 알아봐 주다니. 정말 고마운 에버노트다.
거기다가 PDF 파일을 첨부하면 PDF 파일 안에 들어 있는 텍스트도 검색이 가능하다. 텍스트 자료를 많이 보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정말 강력한 기능이다. 각종 문서를 PDF로 보관하고 있으면 쉽게 꺼내 먹을 수 있다. 냠냠.



전체 노트 확인 불가

에버노트는 최근에 편집한 순으로 전체 노트가 나열된다. 어느 노트북에 있던 간에 최근 작성하던 문서는 바로 꺼내 편집할 수 있다. 노션도 비슷한 기능(모든 업데이트)이 있긴 하지만 편집한 내용을 모두 순서대로 다 보여주기 때문에 복잡하다. 전체 노트의 제목만 보여주면 좋겠는데 말이다. 노션은 협업에 특화된 도구다 보니 이렇게 되어있는 거 같다. 누가 어떤 내용을 편집했는지 모두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복잡하다.
노션을 사용할 때 에버노트의 여러 기능이 생각났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전체 노트 확인' 기능이었다.



많은 양의 텍스트 첨부 불가

필자는 일 때문에 자본시장법을 자주 들여다본다. 그래서 노션에 넣어 놓고 검색해서 찾아보려고 시도했었다. 그런데 노션은 자본시장법이 첨부가 안 됐다. 물론 파일 형태로는 첨부가 되는데 OCR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니 전혀 검색할 수 없다. 그래서 모든 내용(워드 파일 300페이지)을 노션에 복붙했는데 모든 내용이 붙지 않았다. 아마 문단을 블록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싶다.



부끄러워하며 이런 팝업을 뱉는다. 물론 법제처 사이트에서 가져오기를 시도했었다. 안된다. 결국 20페이지씩 분할해서 복붙을 하다가 현타가 세게 왔다. 그래서 나의 노션에는 아직 자본시장법이 없다.

허지만 에버노트에는 복붙이 되더라. 물론 글의 양식은 대부분 깨졌지만, 알아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거의 텍스트 붙여넣기 수준) 필요한 내용을 검색해서 볼 수 있기에 너무 만족스럽다. 본인이 많은 양의 문서를 스크랩하여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고 싶다면 노션보다는 에버노트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내용을 모두 읽었다면 에버노트를 다시 설치하게 될 것이다.



노션의 마크다운을 흉내 내며 거대한 업데이트를 한 에버노트. 역시 거대한 에러가 튀어나오며 대차게 까이고 있다. 그런데 2021년 4월 이후에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에서 제법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아직도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는 첨부한 사진이 안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다시 앱을 구동하면 사진이 잘 보인다. 개인적으로 노션의 기능이 조금이나마 구현된 지금의 에버노트가 더 맘에 든다.


노션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에버노트가 훨씬 유용한 도구로 보인다. 물론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노션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노션은 협업에 최적화된 도구다. 개인적으로 모든 기록을 정리하고 가끔 공유하는 에버노트의 기능과 결이 다른 것이다.

본인처럼 개인의 자료를 모두 때려 넣고 문서의 초안을 작성하는 툴로 사용한다면 에버노트가 더 적합하다. 가격만 좀 어떻게 해주면 더욱 찬양하겠지만 말이다. (노션은 거의 무료로 사용 가능)

노트 앱의 본질에 더 충실한 에버노트. 앞으로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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