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프로 9 5g 리뷰 - 이제는 호환성을 해결해야 할 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솔직히 말하면 엑셀)로 세계를 평정한 회사.

하지만 태블릿은 그러지 못했다. 인텔이 항상 발목을 잡았기 때문.

인텔 CPU 서피스 프로의 미친듯한 발열과 토끼 같이 귀여운 배터리 타임은 예쁜 쓰레기라는 말로 대변되었다.


결국 인텔의 단점을 싫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ARM 기반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서피스 프로 X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면 이번 서피스 프로 9 5G(이하 프로9)는 한 걸음 더 도약하는 모양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예쁜 서피스



애플 M1칩의 등장으로 윈도우 진영은 된서리를 맞았다. 저전력에 미친듯한 성능을 가진 M1칩의 대항마가 없기 때문. 퀄컴에서는 부랴부랴 8CX라는 칩을 만들어서 대응했지만 성능은 처참했다.


그 8CX를 커스텀해서 만든 SQ1으로 등장한 서피스 프로 X는 완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기기였다. 약 8시간 이상 견뎌주는 배터리와 가벼움은 포터블 영역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거북이 같이 느린 속도와 호환성이 문제였다. 오피스만 쓰면 최고의 기기였지만 이것저것 하기가 불가능했다. 본디 윈도우 기기(노트북, 태블릿 등)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느리지만 착한친구'로 대변되는 폭 넓은 호환성 아닐까? 애플 M2 처럼 빠르고 쓸 때없는(크면 뭐하나 쓸때가 없는데...) 것이 아닌, 모든 것을 다 포용해 따뜻함이 느껴지는 윈도우 기기. 이러한 윈도우 최대의 장점이 사라진 서피스 프로 X는 태생부터 불합격에 가까웠다.


저반사 필름이 붙은 프로9



그렇다면 SQ3를 탑재한 프로9는 어떨까?


필자가 약 3주간 써본 프로9은 '괜찮지만 착하지 않은 친구'라는 느낌이 컸다. 즉, 아직도 호환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프로9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려고 한다면 절대절대 말리고 싶다. 왜냐하면 오피스 앱도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원노트에도 무시무시한 에러가 있었다)


필자 구매 사양
서피스 프로 9 5G (16gb RAM, 256gb SDD)


배터리 라이프
ARM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원노트 등)을 사용하면 1시간에 약 8프로 정도 소모된다. 만약 32비트 프로그램(에버노트 등)을 사용하면 1시간에 약 10~12프로 정도 소모된다. 즉, 10시간 정도는 충분히 사용가능하다.(화면 60Hz 기준)
인텔 CPU의 프로 8을 써봤다가 배터리와 발열에 식겁해서 파워 환불(쿠팡 만세)을 했었다. 인터넷 후기를 찾아보니 인텔 CPU 프로 9도 비슷한 수준의 배터리 타임을 보여준다고 한다. (약 5시간~6시간 정도) 하루종일 원노트에 필기하고 레포트를 써야하는 대학생에게 10시간을 쓸 수 있는 프로9은 최적의 배터리 타임을 보여준다. 즉, 외부에서 오랫동안 사용하기에는 적절한 배터리 타임이다. 단, LTE를 사용하면 배터리가 아주 빨리 소모되는데 시간당 15% 이상 소모된다. 안정적인 와이파이에서는 LTE를 끄고 사용하길 바란다.


발열
M1 맥북에어를 사용할 때 놀란점은 전혀 발열이 없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겨울에는 허벅지에 올렸다가 차가워서 놀랐을 정도다. 프로9도 이와 비슷하다. M1보다 발열이 조금 더 느껴지긴 하지만 인텔 CPU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다. 약간 따뜻함이 느껴지는 정도? 필기 할 때도 쾌적하다. 프로8을 구입하고 처음 업데이트를 하다가 헬기가 이륙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엄청난 발열도 함께 있었는데 진단 프로그램으로 체크해 보니 배터리가 100%가 아닌 99%의 용량만 사용가능한 상황이었다. 업데이트 한번에 날라간 1%의 배터리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발열이 많이 발생하면 배터리 웨어율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프로9은 이러한 단점에서 완벽히 해방되었다. 배터리 사이클이 8인 현재, 100% 사용가능한 상황이다.


성능(체감 속도)
서피스 랩탑4 15(AMD 4980)과 비교했을 때 ARM 기반 프로그램은 같거나 더 빠르고 32비트 앱은 다소 느리다. 한컴오피스를 사용해보면 확실히 로딩속도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8CX 1세대에서 느꼈던 버벅거림은 전혀 없다. 필자가 사용했던 삼성 갤럭시북 8CX 버전에서는 한글 2020에 타자가 반박자 늦게 따라왔다. 타자를 빨리 치면 버벅임이 심해 현타가 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SQ3를 사용한 프로9은 쾌적하다. 첫 화면 로딩은 좀 느리지만 문서를 작성하고 보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대학원에 제출해야 하는 소논문을 작성하는데 요긴하게 사용했다. 일반적인 인문계열 학생과 백오피스 회사원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속도다.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을 편집해야 한다면 맥북으로 가는걸 추천한다)

배터리 길고 발열 없고 속도도 준수하면 문제가 없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호환성이다.


ARM에 맞게 포팅된 원노트에도 치명적인 버그가 있었다. PDF파일을 인쇄물로 삽입할 수 없는 버그다. 대학원 수업을 위해 강의자료를 인쇄물로 삽입하려 해도 안된다. 무슨 에센셜을 설치해야 한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ARM 버전 원노트의 버그라고 한다. 그리고 아직도 그 버그는 현재진행형이다.


드로보드도 문제가 있다. ARM으로 포팅된 버전임에도 말이다. 열심히 PDF 파일 위에 필기를 하다가 튕기는 경우가 많다.(2022년 12월 25일 기준)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있는 걸 보면 수정은 하고 있는 듯 하지만 불안한건 변함이 없다.


이 말고도 아주 많은 호환성에 문제가 있다. 예전 서피스 프로 X 시절 보다는 좋아졌지만 말이다. 내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호환성을 반드시 체크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렇다면 프로9(SQ3)을 사야할까?


사까?
주력 랩탑이 있어야 한다. 프로9은 서브개념으로 사용해야 맞다. 언제 프로그램이 튕기거나 종료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64bit 윈도우의 랩탑을 주력으로 하자. 그런 환경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기기다. LTE와 긴 배터리 타임은 외부에서 윈도우로 생산적인 일을 하기에 딱이다. 필자도 집에서는 서피스 랩탑4를 사용하고 외부에서는 서피스 프로 9 5G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서피스 기기만이 가진 감성은 윈도우 진영에서 독보적이다. 특히 높은 해상도와 자동 밝기 조절은 맥북과 비슷한 '간지'를 느낄 수 있다.

마까?
예산이 제약되어 있어 하나의 기기로 모든 걸 다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지 말자. 프로9으로 레포트도 쓰고 공부도 하고 사진과 동영상도 편집해야 하는가? 절대 아니다. 무조건 에러가 하나 이상은 나올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주력 랩탑(노트북)이 있지 않다면 사면 안된다. 진심이다. 사지마라. 거기다가 가격도 비싸다. 일반적인 노트북과 태블릿을 동시에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차라리 일반 경량 노트북과 아이패드나 갤탭을 구매하자.


프로9에서는 서피스 프로 X(SQ1) 보다 많은 발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조금 더 남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RM 기반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속도가 좀 느리지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윈도우 본연의 장점을 위해서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더욱 분발하기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전원단추의 위치변경. 백팩에서 보관이 더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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