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다이어트 후기 - 회식이란 높은 벽

탄수화물만 줄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살이 찌더라. 그것도 아주 격하게.
천고마비. 가을 하늘은 높고 말을 살찐다고 했다. 12월은 천고직비. 하늘은 높고 직장인은 살이찌는 시기다. 물론 술자리 때문일 터.

회사에서 하는 송년회. 동창 친구끼리 하는 송년회. OB모임 송년회 등등. 12월에만 술자리가 넘쳐난다. 이런 모임에서도 난 맥주와 사케 그리고 탄수화물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 오로지 소주와 고기, 생선만을 먹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저탄고지 다이어트 시작 후 약 2주만에 4키로가 감량되어었다. 3주차에 접어드는 지금 다시 1.4키로가 원복되었다. 풀만 먹어도 덩치 좋은 소처럼 술과 안주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구나...
2주차 마지막에는 술이 너무 먹고 싶어 집에서 화이트와인을 곁들였다. 그래도 살이 조금씩 빠지는 모습에 너무 방심했던 거 같다. 역시 술은 과하면 몸과 정신을 모두 피폐하게 만든다. 저탄고지로 날씬해졌던 내 몸과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다. 슬프다.

하지만 좌절은 하지 않겠다. 달려라 하니처럼 저탄고지 식단은 지속할 것이다. 술을 줄여야 하는것도 절실히 깨달았다. 2018년 안에 얼마큼 살을 빼야겠다는 각오도 좀 뒤로 물려야겠다. 다이어트로 인해 보고싶은 사람들을 못 만난다면 더욱 슬퍼지니까. 다시 정상 저탄고지 식단을 지속하면 살이 빠지겠지.
내가 평생의 동반자로 여겨온 라면과 단절한 점 만으로도 이번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신기하게도 면 요리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소주를 4병 가까이 마시고 만취한 다음날에도 해장을 해야겠다는 욕구가 사라졌다. 맥주를 끊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무튼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내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전거를 잘타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업힐에서 나의 마음을 억누르는 내 몸뚱이가 너무 미웠다. 나름 좋은 자전거를 타고 있음에도 물처럼 흐르는 것이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를 남겼다. 저탄고지를 통한 다이어트는 이런 스크래치를 아물게 해주겠지.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지면 금상첨화겠다.

결국, 이번 송년회를 통해 얻은 교훈은 '사람은 좋아하되 폭음은 미워하자'이다. 물론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지속할 것이다. 내 남은인생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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