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프로 맥세이프 후기 - 자브라 엘리트 85T의 음색 구현하기

 맥세이프로 착 붙는 에어팟 프로. 다시 애플 생태계로 돌아온 이상 좌시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아이패드 미니6를 구매하고 나니 기존 자브라 엘리트 85T(이하 자브라)의 멀티 페어링이 불편했습니다. 자브라는 2 기기만 멀티 포인트라는 명칭으로 동시에 페어링 되어 있는데요. 아이패드 미니6가 파고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착! 붙는 맥세이프. 황홀합니다.

출퇴근 길에 미니6로 동영상을 보다가 다시 맥북에어로 동영상을 보면 페어링 하기가 귀찮았습니다. 유선 이어폰을 꼽아 보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에어팟 프로가 떠오르더군요. 애플의 생태계는 정말 막강합니다.

결국 에어팟 프로를 다시 직구하였고(가격 23만원 언더) 애케플까지 먹여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브라 엘리트 85T의 음색을 에어팟 프로에서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저의 보잘것없는 잡 지식을 알려드릴게요.

요즘 음향 기기에서 음질이라는 말은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음색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됩니다. 이미 대부분의 음향 기기의 음질이 상향 평준화되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음향기기를 선택하기 마련이죠. 따뜻함과 넓은 스테이징을 즐기고자 한다면 소니 기기를 선택하고 강력한 출력과 돌저음을 느끼고 싶다면 보스나 젠하이져를 선택합니다.(물론 개인차는 존재)

에어팟 프로가 최고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은 자브라의 취향 저격 음색 때문이었습니다. 저음과 고음이 앞으로 나온 자브라의 음색은 락 음악을 좋아하는 저에게 정말 최선이었습니다.

이러한 음색은 EQ 조절로 얻을 수 있기 마련인데요. 애플 뮤직에서 제공하는 EQ를 아무리 만져봐도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Rock EQ는 너무 과장되게 음색을 조정하여 듣기 불편한 수준입니다. 왜 이 모양으로 EQ 세팅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제가 세팅하기에도 상당히 어려움)

그러다가 우연히 VIBE 앱을 통해 음악을 듣다가 EQ를 '비트감있게'로 설정하고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비트감있게를 선택!

어머.

아이팟 프로에 끼어 있던 막이 걷히더니 자브라의 그것과 유사한 소리가 나더군요. 바로 VIBE앱을 정기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딱 듣기 편한 고음과 저음을 들려줍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저음이 너무 강하다고 판단되어 두 칸 정도 줄인 '놀란튠'을 개인 EQ로 설정하여 듣고 있습니다.

이제 자브라의 음색은 어느 정도 따라잡았는데 아직 한 가지 문제점이 더 남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음량입니다.

자브라에서 듣던 음량은 볼륨키를 세 칸 올렸을 때의 음량입니다. 밤에 침대에서 듣기에도 무리 없고 밖에서 듣기에도 불편하지 않은 음량이었습니다. 청력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음량을 작게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뭐 이것도 높다면 높은 볼륨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에어팟 프로의 볼륨 3칸은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렇다고 4칸으로 올리면? 너무 시끄럽습니다. 3칸과 4칸 그 어딘가로 설정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시리를 이용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시리를 통해 본인이 느끼는 작은 볼륨과 큰 볼륨 중간으로 맞춰 주면 됩니다. 시리를 부르고 "볼륨 현재 몇 프로야?" 물어보면 현재 미디어 음량을 알려줍니다. 자신이 적정하다고 느끼는 볼륨 숫자를 시리에게 말해주면 그대로 설정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시리야, 볼륨 22%(프로)로 설정해 줘" 상태로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불편한 게 다른 미디어 영상을 볼 때 이 볼륨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리를 불러 볼륨을 설정하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기 쉽습니다. 이럴 땐 시리를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게 설정해 주면 됩니다.

손쉬운사용 -> 시리 -> 타이핑으로 사용 ON

그냥 "볼륨 22로 설정"이라고 타이핑만 해도 자동으로 음량이 조절됩니다.

이제 음색과 음량을 모두 자브라의 기준으로 맞췄습니다. 즐겁게 음감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에어팟 프로만의 애플 생태계도 누릴 수 있으니 김밥과 사이다를 모두 얻은 기분입니다.

에어팟 프로의 음색과 음량 조절이 아쉬웠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에어팟 프로를 통해 모두 즐감하시기 바랍니다.